• 멀티유니버스는 과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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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c 28, 2021

    연구자 커뮤니티  |  오베이션(Ovation) 

      인류가 과학에 본격적으로 눈 뜨기 이전인 중세시대, 종교적 사상은 인간들의 생활 곳곳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 현상에는 하늘이 인간에게 화가 났다고 믿거나가뭄이 계속되면 기우제를 지내는 등 자연 현상을 인간과 신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곤 했다특히 중세 유럽에서는 신이 특별하게 창조한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천 년 동안 천동설에 의해 천문학은 답보 상태에 놓여있게 된다그러다 1543년에 이르러폴란드의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는 자신의 저서 <천체의 회전에 대하여>를 통해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며 지구는 하나의 행성으로서 태양으로부터 세 번째 자리에서 완전한 원 궤도로 돌고 있다는 지동설을 처음으로 주장한다이후 케플러갈릴레오에 의해 지동설이 거듭 확인되면서,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라는 '코페르니쿠스 원리(Copernican Principle)'가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다. 

    멀티유니버스는 과학일까?

      1920년대 들어서미국의 천문학자 할로 섀플리(Harlow Sharpley)는 태양계가 우리은하 중심에서 수만 광년 떨어진 변두리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에드윈 허블(Edwin Hubble)은 우리은하 바깥에 수많은 다른 은하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우리은하가 1,000억 개의 별과 그보다 훨씬 많은 행성이 있음에도 수천억 개의 은하 중 하나일 뿐이라는또 다른 '코페르니쿠스 원리'인 것이다이와 같은 발견들에 이어인간은 필연적으로 하나의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유니버스는 정말 단 하나만 존재하는가우리 우주는 전체 우주의 극히 일부분일 수도 있지 않을까

     

      멀티 유니버스또는 멀티버스라고 불리는 다중 우주론은 우리가 존재하는 우주뿐만 아니라 다중의 우주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무한하게 존재한다는 가설이다. 예를 들어 드넓은 바다에 인간들이 사는 섬 외에 수백 수천만 개아니 그 이상의 섬들이 존재한다게다가 그 섬 각각에 적용되는 물리법칙 또한 섬마다 다를 수도 있다


    허블망원경은 에드윈 허블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이 다중우주에서는 중력만유인력전자기력의 크기도 당연히 달라진다이 이론을 내세우는 과학자들은 전체 우주가 초기에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면서 이렇게 물리 법칙이 다른 소우주들이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이 우주론에 따르면 물리적 성질들의 균형이 잘 맞는 우주로서 우리 우주가 존재하며우리 우주와 물리적 성질이 달라 별과 생명체 없이 텅 빈 공간 뿐인 소우주도 많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또 다른 멀티버스인 평행우주론은 우리가 사는 우주가 아닌 평행선 상에 위치한 또 다른 세계를 가리킨다그곳은 중력전자기장 등 물리 현상이 우리 우주와 똑같이 일어나며어딘가에는 나와 똑같은 존재가 있을 수도 있다왜냐하면 원자들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인간이 무한한 우주에서 무한한 가능성으로 인해 똑같은 원자 결합이 생길 확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이어지는 우주론에서는 선택지가 있는 범우주적 사건에서는 모든 가능성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상상한다


    다중우주론은 여러 소우주의 가능성을 주장한다.

     

       여전히 물리학자들은 아직 양자역학에서 파동함수가 어떻게 충돌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이 우주론에서는 가능한 모든 시간선들이 전부 실재한다고 제안함으로써 단지 우리가 파동함수의 한순간만을 관측했을 뿐모든 가능성은 다른 우주에서 존재한다고 설명한다인간의 삶에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존재한다만약 오늘 아침에 다른 옷을 입었다면그 우주 또한 어딘가에 존재한다사람뿐만 아니라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 또한 선택의 순간을 갖는다양성자가 전자와 결합했다면혹은 결합하지 않았다면 어떤 미래가 있었을까그 모든 미래가 멀티 유니버스로 존재한다


      칼 세이건은 이 드넓은 우주에 생명체는 인간뿐이라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외계인의 존재를 추측하는 발언이지만동시에 무한한 우주그리고 멀티 유니버스까지 상상할 수 있도록 자극한다멀티 유니버스는 이미 많은 과학자에게도 영감을 주었지만동시에 <닥터 후>, <매트릭스등 각종 창작물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매력적인 이론이다



    신비로운 멀티유니버스 세계관은 어느새 SF영화의 단골소재가 되었다.

     


      그렇다면 멀티 유니버스는 과연 과학일까'과학'이라 불리는 학문인 천문학은 관측 가능한 '우주의 지평선'을 대상으로 존재하고 있다세종대 천문우주학 이희원 교수는 "양자 역학에 따르면 다른 선택에 따른 인생이 담긴 우주는 우리가 관찰할 수 없다"면서 "이 때문에 타당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없어 보인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한계"라고 말한다

     

      멀티 유니버스의 세계관은 그 자체로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그러니까 우리 우주와 단절된 수많은 무한한 우주들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양자역학적으로 서로 의사소통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실재를 테스트할 방법은 이론적으로 없는 것이다결국우리 우주에서 멀티 유니버스의 '관측'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고불가능하기까지 한 일이다게다가 우리 우주와 컨택이 없다면멀티유니버스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지자조적인 질문도 가능하다



    다중우주론은 아직 우리가 가진 과학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다시 코페르니쿠스로 돌아가 보자당시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은 코페르니쿠스가 보기에는 플라톤주의 사상 및 고대 문헌 조사들과 잘 맞지 않았다의심에 싸인 코페르니쿠스는 지구를 하나의 행성으로 만들어 '태양 중심 체계'인 대략적 가설을 만들었고이후 20년의 세월 동안 천체 관측을 통한 연구로 자신의 우주 모델을 마무리 짓게 된다


     

      그의 지동설은 현대에 밝혀진 것에 비하자면 정교하지 못하고 관측 결과들과 완전히 부합되지는 않는다그러나 그가 지동설을 체계화하던 과정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힌트는의심과 더불어 상상을 넓혀나가는 과정에서 단절된 다중 우주들과의 소통 가능성이 발견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그러기 위해 우리에게는 상상과 더불어 지금보다 더 '정교한 과학 행위'가 필요하다과학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어느 날 다른 우주를 관측하게 되었을 때다중우주론은 과학의 영역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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