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명의 탄생과 붕괴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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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인터랙트

    Apr 22, 2022


      봄이 찾아와 사방에 꽃이 피어난다. 우리는 겨울 동안 움츠렸던 생명력이 다시금 활발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아주 먼 옛날, 이 지구라는 행성에 우연히도 생명이 움트는 경이로운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 생명들은 진화를 거듭해 형형색색의 꽃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삶을 이어왔다. 그 중 채식주의자였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썩은 고기를 먹는 호모 하빌리스로 진화하며 도구를 만들어 고기를 먹는 호모 에렉투스를 거쳐 현재의 인류와 거의 비슷한 호모 사피엔스로 거듭난다.   


      흔히들 문명의 탄생을 얘기할 때 '신석기 혁명'에서 시작된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기원전 3000년경 전후 메소포타미아를 비롯한 이집트, 인도, 중국의 큰 강 유역에서 발생하였다고 설명한다. 이들 지역은 기후가 따뜻하고 수량이 풍부하여 농경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물과 땅을 공동으로 관리하면서 마을을 형성하게 되었고, 서로 물자를 교류하며 풍족하게 되었고, 수렵 생활 때보다는 나은 삶을 살게 되었다. 이들이 외부 침입에 대비하여 쌓은 성벽이 도시의 성립이라고도 부른다.



      이후 청동기가 사용되고 농작물이 더 잘 자라도록 조직적으로 경작지에 물을 대기 시작하면서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자연스럽게 인구의 증가도 함께 이루어졌다. 수레, 배와 같은 교통수단이 발달하니 교역량도 증진되었다. 특히 문자가 발명되면서 인류는 자신의 역사를 기록하게 된다. 이때부터를 선사시대에서 역사 시대로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고고학자 비어 고든 차일드의 '신석기 혁명', '도시혁명'론을 기반으로 한 문명의 탄생이다. 만약 역사 시대를 '문명'이라고 인간의 편의상 정의한다면, 우리는 700만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출현 이후와 도시, 문자의 발명 그사이에 문명의 탄생을 위한 조건들이 만들어지고 쌓였을 것임을 상상할 수 있다.


      <인류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의 헤르만 파르칭거는 고고학 자료들을 통해 채집에서 생산으로 삶의 방식이 바뀌었던 '신석기 혁명'이란, 혁명이라는 이름처럼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밝힌다. 신석기 종합 세트라 불리는 정착 생활, 농경, 가축 사육, 토기 생산 각 요소는 장기간 점진적으로 출현해왔다. 예를 들어 최초로 곡물을 재배하고 잉여생산물을 집단이 공동으로 취급하고 1000년이나 지나서야 인류는 야생동물을 처음 가축화하고 원시적 토기를 제작하게 된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 말하는 바는, 농경과 가축 사육이란 수만 년간 인간이 자연과의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상호작용한 결과였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가 검토한 세계 곳곳의 유적들은 지구 여기저기서 살아간 고대 인간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로 연결된 세계로서 기후와 환경에 맞서 다양한 사건을 일으켜왔다는 것을 증명한다. 세계 곳곳의 식물 재배와 동물의 가축화 조건이 달랐지만, 세계 모든 지역이 고유의 리듬으로 연결되어 발전했다. 가령 어떤 곳에서는 신석기 문화 요소들이 어느 정도 완성된 채 통째로 수입되기도 했다. 사후세계를 점치기도 하고 서로에 대한 숭배와 믿음과 헌신의 시간을 보내며 자연의 한계를 넘어가려는 욕구를 거듭해 문명은 발생한 것이다.  


      동시에 모든 문명은 예외 없이 모두 사라진다는 특징을 갖는다. 대항해시대 이후 유럽인들이 발견한 이스터섬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스터섬은 남아메리카 칠레의 남서쪽에 위치한 섬으로 가장 가까운 거주지역과도 2000km 이상 떨어진 고립되어 있다. 이곳에는 거대한 모아이 석상이 세워져 있다. 21m에 달하는 거대한 것까지 크기도 다양한데, 이것을 세웠던 문명은 유럽인들이 방문했을 때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외국 침략도, 특별한 기후변화도, 전염병이 돈 것도 아닌데 왜 사라진걸까?



      원래 이스터섬에는 다양한 새들과 식물들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이스터섬 사람들은 외부 교류 없이도 나름의 문명을 일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스터섬의 삼림은 사람들에 의해 빠른 속도로 파괴되었고 파괴된 삼림은 섬을 황폐화했다. 결국 식량 생산에 큰 타격을 입었고, 점점 식량이 부족해지자 섬사람들의 삶은 악화되었다. 심지어 식인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증거마저 발견될 정도로 문명은 완전히 파괴됐다.


      세계적인 저작 <총, 균, 쇠>를 쓴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이후 저작 <문명의 붕괴>에서 이스터섬을 이야기하며 환경에 적합한 체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강조한다. 그는 이미 붕괴한 문명을 살펴보면서, 문명의 붕괴 조건으로 '환경훼손', '기후변화', '적대적인 이웃', '우호적인 이웃의 지원 중단 혹은 지원감소', 그리고 '사회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 총 다섯 가지 요인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서로 복합적인 상승작용을 해 상황을 악화시키며 문명을 붕괴로 이끈다.



      그는 이 '문명의 붕괴 조건'이 우리 문명 앞에 성큼 다가왔음을 이야기한다. 그중 하나인 환경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제1세계가 제3세계보다 32배 이상 많은 자원을 쓰고 쓰레기를 배출한다. 하지만 제1세계 주민들의 눈에는 참혹함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화가 한층 개선된 범세계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모든 사회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소수의 위기가 곧 세계의 위기가 된다. 서서히 소리 없이 홀로 붕괴해갔던 이스터섬은 이제 존재하지 않으며, 이제는 어딘가 붕괴한다면 전 세계가 함께 붕괴할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문명의 붕괴는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다이아몬드는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변화시킬 것을 조언한다. 우리가 소모하는 자원과 에너지를 살피고 자연 가운데 속한 많은 생명체 중 일부임을 인식하며 삶을 변화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순서대로 피던 꽃들이 한꺼번에 피는 이상하게 화려한 봄을 맞이하며 기후 위기의 징조를 느끼지만,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이미 높아진 해수면에 잠기고 있다.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나는 매일매일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오늘은 모든 인류에게 희망을 놓지 않는 태도로 문명의 붕괴를 바꾸는 삶이 요구되는 '문명 붕괴 직전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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